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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상간자 소송 피고가 억울할 때 변호사가 카톡에서 찾는 두 가지 말

이혼·상간자 배철욱 대표변호사 · 2026-08-20 10:58

상간자 소송의 피고라고 하면, 배우자가 있는 사람인 줄 알면서도 만남을 이어간 사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소장을 받은 사람에게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런 시선이 먼저 도착합니다. 그런데 상담실에는 전혀 다른 사정을 안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상대방에게서 배우자가 없다는 말, 이미 이혼했다는 말을 완전히 믿고 만남을 시작하였다가 소송을 당하게 된 분들입니다.

그런 분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진정한 억울함이 보였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과 그 설명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어려운 일도 아니고 복잡한 일도 아니어서, 누구에게라도 다가올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는지에 대하여 완벽히 속였을 때, 그것을 간파하기란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법도 그 사정을 헤아리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상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의 다툼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알 수 있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그 다툼의 증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상대방과 주고받은 카톡 대화내용도 증거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그 길고 긴 대화의 맥락 어디에서도 배우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오히려 배우자가 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사정이 드러나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 내용만 보면 그 누구라도 이분의 말을 믿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 대화에서 저는 두 가지를 찾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 그리고 반대로 배우자가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이를테면 결혼 가능성을 내비치는 말이나,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동거를 염두에 두는 말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외도를 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결혼이나 동거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보아야 합니다.

카톡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이 남아 있습니다. 속인 사람 본인, 곧 원고의 배우자를 증인으로 신청하여 법정에서 정면으로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피고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배우자 있는 사람이 취할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사정들을 하나하나 신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에는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지만, 행동에는 반드시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이 끝나 갈 무렵의 법정을 보면, 그 법정에는 속은 사람 둘과 속인 사람 하나가 함께 있습니다. 그런데 피고석에 앉아 위기에 몰려 있는 사람은 속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의뢰인은 기뻐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안도감을 느끼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편, 증인으로 출석한 상대방은 피고를 속인 것을 미안해하는 모습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사건의 원고가 바로 증인의 배우자이기 때문에, 지켜보는 원고 앞에서 그 미안함을 티 낼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물론 그 원고 역시 자기 배우자에게 속은 사람이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경우 증인은 배우자인 원고는 물론 상대방이었던 피고에게도 동시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심리적으로 복잡한 상황에 놓일 것입니다.

전부 이긴다고 해도 소가가 크지 않은 사건이 많아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손해가 될 때가 많고, 마음의 상처도 큽니다. 그래서 승소했을 때의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위기를 면했다는 안도감이 전부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 안도감의 의미를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아무 일도 없었던 평온했던 일상으로의 복귀이기 때문입니다. 상간자 소송의 피고라는 말이 먼저 만들어 내는 시선이 있지만, 그 자리에 앉는 일은 누구에게라도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억울함을 입증하는 일을, 무언가를 되찾는 일이 아니라 일상을 되돌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덧붙임 — 상간자 손해배상 책임의 요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고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됩니다(민법 제750조, 제751조). 다만 그 책임이 인정되려면 제3자가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고, 이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습니다. 상대방이 미혼이거나 이혼한 상태라고 적극적으로 속여 이를 전혀 알 수 없었던 경우에는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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