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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피의자신문조서 열람, 정정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형사·성범죄 배철욱 대표변호사 · 2026-08-20 11:28

경찰 조사가 끝나면 서명 전에 조서를 읽어 보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몇 시간의 문답이 수십 쪽의 조서로 정리되어 나옵니다. 법은 이 조서를 피의자에게 열람하게 하거나 읽어 들려주도록 정하고 있고, 진술한 대로 적히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그 내용은 조서에 추가로 기재됩니다. 절차만 보면 고칠 길은 열려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그 길을 실제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정정이 이루어지는 실제 모습은, 요청하면 고쳐 주는 그런 맥락이 아닙니다. 피의자가 이렇게 진술하였는데 왜 이렇게 다르게 적혀 있느냐, 이를 고쳐 달라는 대조의 맥락으로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수사관이, 분명히 이렇게 진술하셨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바꿔 드릴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수사관도 자신이 들은 대로 적었다는 판단에서 하는 답일 것입니다. 결국 어느 쪽이 근거를 갖고 있는지의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변호인은 피의자가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에 대하여 정확히 뭐라고 진술하였는지를 기억하고 있어야만, 그에 대한 조서 기재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대략 그런 취지로 말했다는 수준의 기억으로는 부족합니다. 정확히 어떤 워딩이었는지를 짚을 수 있어야, 적혀 있는 문장과 나란히 놓고 다르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기억을 받쳐 주는 것이 메모입니다. 몇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뭉개지지만, 조사 중에 적어 둔 워딩은 그 순간의 문장을 붙들어 둡니다. 다만 입회한 변호인이 모든 진술을 있는 그대로 타이핑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허락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부분의 워딩만을 골라 적어 두는 감각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영상녹화가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조사가 녹화되는 것도 아니고, 또 녹화된 영상을 그 순간 틀어 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서명 전의 열람 시간에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물으신다면, 절반만 맞는 질문입니다. 열람의 싸움은 열람이 시작되기 전, 조사가 진행되던 그 몇 시간 동안 이미 끝나 있습니다. 이 역시 준비된 변호인만 강하게 나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수십 쪽의 조서를 지키는 것은 서명 전의 십 분이 아니라, 그 십 분을 준비하며 보낸 조사 내내의 몇 시간입니다. 다음 조사실에서도 저는 같은 몇 시간을 보내며, 중요한 워딩을 집중하며 기억하고 메모할 것입니다.

덧붙임 — 조서 열람과 이의 제기 절차

형사소송법 제244조는 피의자의 진술을 조서에 기재하도록 하고(제1항), 조서를 피의자에게 열람하게 하거나 읽어 들려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진술한 대로 기재되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하여 피의자가 증감 또는 변경의 청구 등 이의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진술한 때에는 이를 조서에 추가로 기재하여야 하고, 이의를 제기하였던 부분은 읽을 수 있도록 남겨 두어야 합니다(제2항). 이의나 의견이 없음을 진술한 때에는 그 취지를 자필로 기재하게 한 뒤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됩니다(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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