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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다루는 방식

형사·성범죄 배철욱 대표변호사 · 2026-08-11 16:34

변호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습니다.

다만 직업의 회의를 느낀 적은 있습니다.

대부분 명백한 진실을 숨겨야만 했던 때였습니다.

말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고, 다르게 말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변호사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변호사는 언제나 진실을 말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의 이익이 더 중요할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변호사에게 그럴 자유까지 주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의뢰인의 이익이 실체적 진실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익을 따라야만 합니다.

그 회의는 지금은 정리가 되었습니다.

변호사 생활을 오래 해보니 무조건 의뢰인 편에 서는 것이 옳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어서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생각했던 실체적 진실의 견고함이 꼭 생각 같지는 않았구나 하는 자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고, 아이를 기르고, 삶에서 경험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깊어지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어떤 사람의 태도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이라도 더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분들은 대체로 자기 자신만의 입장을 고수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답답해 보였습니다. 의뢰인일 때도 있었고, 상대방일 때도 있었고, 증인일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분들이 답답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분들을 이해할 만한 사정을 알게 되어서가 아닙니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논리적이지 못한 주장을 할 수 있는 존재이며, 저도 언젠가 그런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능숙하지는 않습니다. 몰염치한 사람, 뻔뻔한 사람,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 편에 서야 할 때는 여전히 직업적 회의를 느끼기도 합니다.

다만 요즘은 그 앞에서 한 번 더 멈추게 됩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저는 맞고 상대는 틀리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 판단이 과연 옳은 것인지,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소송이라는 틀 안에 갇혀 제가 그 사람을 좁은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 그런 생각을 조금씩 더 하게 됩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나 하는 씁쓸한 마음도 들지만, 시간의 흐름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이 아닐까 생각하며 감사히 그 선물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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