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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변호사의 실수로 진 재판, 파기환송까지 3년 가까운 시간

형사·성범죄 배철욱 대표변호사 · 2026-08-28 14:24

저는 승소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1심에서 완전히 이긴 사건의 항소심이었습니다. 판결이 나오면 그 다음날인가, 저는 해외여행을 이유로 출국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날 도착한 것은 1심의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판결문이었습니다.

패소의 원인은 판결문에 정확히 적혀 있었습니다. 제가 제출했어야 할 지급명령결정문 하나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에서 우리는 공사대금 채권을 근거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으로 짧습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그 결정문은 소멸시효 문제를 원천적으로 없애는 그런 자료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자료가 기록에 없다는 이유로 항소심은 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보았고, 시효로 소멸한 채권을 담보할 유치권도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의 완승이 2심의 완패로 뒤집힌 것입니다. 지급명령결정문을 제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역시 그 판결문을 받아 들고 나서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전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출국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하지 못했습니다.

의뢰인은 판결문을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재판에 진 것은 지급명령결정문을 제출하지 않은 변호사의 잘못 때문이라고. 항소심 판결문상으로는 그 말이 맞았습니다. 항소심 판결문에 그런 취지로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저는 수억 원의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그 항소심 판결문에는 큰 잘못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소멸시효 주장을 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항소심 재판부가 소멸시효 완성의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후에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사실상 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판결문이 그렇게 쓰여 있는 동안에는, 그 판결문에 기한 의뢰인의 지적과 비판을 피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말은, 상고심에서 바로 잡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 말을 쉽게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받는 것은 극히 희박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고심이 시작된 지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법원 선고에 직접 출석하신 의뢰인이 바로 저에게 전화를 주신 것입니다. 파기환송이었습니다. 사건은 다시 파기환송심을 거쳐 결국 승소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 지급명령결정문은, 최종적으로는 제출하지 않아도 무방했던 자료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재판의 최종결과와 관련 법리를 떠나, 저는 이 사건을 저의 실수의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냥 무심히 제출했으면 되었던 자료 한 건을 제출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상고심 심리가 계속되었던 3년 가까운 끔찍했던 시간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덧붙임 —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와 지급명령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립니다. 한편 민사소송법 제474조에 따라 이의신청 없이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고, 민법 제165조는 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답하는 질문

변호사의 실수로 재판에 지면 어떻게 되나요?

판결문에 그 취지가 적혀 있는 동안에는 의뢰인의 지적과 비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1심에서 완승한 사건이 지급명령결정문 한 건을 제출하지 않아 항소심에서 완패로 뒤집혔고, 경우에 따라 수억 원의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말은 상고심에서 바로잡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대법원 파기환송은 얼마나 걸리나요?

그 사건은 상고심이 시작된 지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파기환송으로 돌아왔습니다. 사건은 다시 파기환송심을 거쳐 결국 승소로 끝났습니다.

항소심에서 진 사건을 상고로 뒤집을 수 있나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받는 것은 극히 희박한 일이라 누구도 그 말을 쉽게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사건의 항소심 판결문에는 상대방이 소멸시효 주장을 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재판부가 소멸시효 완성을 판단한 잘못이 있었고, 그것이 사후에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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