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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경찰 조사에 혼자 다녀온 뒤 — 첫 조사가 남기는 것

형사·성범죄 배철욱 대표변호사 · 2026-08-19 15:53

"이럴 줄 몰랐다."

첫 경찰 조사를 혼자 다녀오신 분들께 가장 반복적으로 듣는 말입니다. 본인이 억울하고 결백하니 조사 한번 받고 나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는 상황에 충격을 받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이 조사실에서 겪고 나온 것은 대개 이런 것입니다. 고소인이 일방적으로 써 놓은 고소장의 내용과 증거가 있고, 그것을 토대로 먼저 이루어진 고소인 조사의 내용이 있습니다. 피의자 조사는 그 위에서 시작됩니다. 그런 내용의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한 추궁이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수사관이 유난히 험하게 대해서가 아닙니다. 고소 사건의 조사는 절차상 고소인의 주장과 증거를 먼저 확인한 뒤에 피의자를 부르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사받는 분은 자신의 결백을 밝히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막상 앉아 보면 이미 쓰여 있는 기록 위에서 답해야 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혼자 받은 첫 조사는 흔적도 남깁니다. 본인 판단에 유리하다고 생각한 채, 불필요하거나 앞으로 취할 태도와 모순될 수 있는 진술을 많이 해서 그 내용이 조서에 모두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스스로 작성한 정제되지 않은 진술서를 수사기관에 덜컥 제출해 놓으신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선행 행동은 이후에 취할 수 있는 방향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방어는 선행 진술의 내용에 모순되거나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인데, 그 범위가 첫 조사에서 이미 크게 줄어들어 있는 것입니다.

상담실에서 그런 말씀을 들으면, 저는 일단 위로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그리고 형사소송절차를 개략적으로 설명해 드립니다. 왜 그런 분위기를 느끼셨는지, 왜 그런 조사를 받으셨는지 이해하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아직 오해를 바로잡을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다는 것, 다만 그 기회가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말씀드립니다. 사건이 경찰의 손을 떠나면, 그것으로 1차 판단이 내려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언 하나를 덧붙입니다. 결백한 분들은 나의 결백을 믿어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결백한 분들이 방어를 소홀히 하십니다. 그렇다 보니 뜻하지 않은 나쁜 결과를 맞게 되시기도 합니다.

"억울하고 결백하면, 더 그러한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의 정체를 저는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조사가 유난히 가혹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결백이 스스로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조사실 앞에서 한 번 꺾였다는 말입니다. 죄가 없다는 사실과, 그 사실이 절차 안에서 밝혀지는 일은 별개의 일입니다. 그 별개라는 것을 첫 조사를 혼자 겪고 나서야 아시게 되는 그 순서가, 저는 늘 마음에 걸립니다.

덧붙임 — 고소 사건의 조사 순서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통상 고소인을 먼저 조사하여 고소 취지와 증거관계를 확인한 뒤 피의자를 조사합니다.

피의자신문의 진술은 조서에 기재되며, 피의자는 조서를 열람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증감·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

경찰(사법경찰관)은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거나,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이유를 명시하여 불송치 결정을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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