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가 수백만 원인 민사사건이 있습니다. 법원은 소가 3,000만원 이하의 사건을 소액사건으로 분류하는데, 그 안에는 몇백만 원을 두고 다투는 사건도 많습니다.
그 돈을 받지 못해 상담실에 오시는 분들은 마음 속에 소가(소송금액)를 들고 오시지 않습니다. 억울함을 들고 오십니다. 떼인 돈의 크기보다, 사람에게 당했다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에게는 그 자리에서 사건을 맡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입니다. 맡아 달라고 오셨고, 맡는 것이 저희의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계약서보다 계산을 먼저 보여드립니다.
계산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재판에 이긴다는 것부터 100% 장담하기 힘듭니다. 다음으로, 이기더라도 상대방에게 받을 돈이 소액이고, 판결을 받는 것과 그 돈을 실제로 받아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집행이라는 절차가 따로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승소하면 변호사보수를 소송비용으로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지만, 소액사건에서는 대체로 소가의 10% 남짓만 인정됩니다. 소가가 수백만 원이면 몇십만 원입니다. 그런데 민사사건의 변호사 보수는 보통 수백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에 인지대와 송달료 같은 비용이 더해지고, 무엇보다 시간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그 몇십만 원도 판결과 함께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소송비용액 확정이라는 절차를 따로 거쳐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산을 다 보여드린 뒤에, 저는 실제로 이렇게 여쭙습니다.
"재판에 이기셔도 돈적으로는 손해가 되는데, 진행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이 질문은 사건을 맡지 않겠다는 통보가 아닙니다. 결정을 그분께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계산은 제가 해 드릴 수 있지만, 그 계산을 안고도 가실 것인지는 제가 정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는 사건마다 다르지만, 소가가 수백만 원인 사건에서 이 계산의 방향이 뒤집히는 일은 드뭅니다.
열에 아홉은 수긍하고 일어나십니다. 억울함을 호소할 생각으로 오셨다가, 현실의 차가운 면을 마주하고, 이 소송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시는 것입니다.
물론 소가가 작아도 반드시 다투어야 하는 사건이 있고, 돈이 전부가 아닌 사건의 계산은 이와 다릅니다.
상담실을 나서는 그 아홉 분의 발걸음이 가볍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억울함은 계산으로 지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그 억울함 위에 소송의 값까지 얹어 드리는 일만은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수백만 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 돈이 작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계산부터 보여드립니다. 이것이 변호사의 설명의무를 가장 성실히 수행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믿기 때문입니다.
덧붙임 — 소액사건과 변호사보수의 회수
소액사건은 소가 3,000만원 이하의 금전 등 지급을 구하는 제1심 민사사건입니다(소액사건심판규칙 제1조의2).
승소 시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는 변호사보수는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별표에 따라 계산됩니다. 소가 300만원까지는 30만원, 300만원을 초과하여 2,000만원까지의 부분은 10%가 기준입니다.
실제 지급한 보수가 이보다 적으면 지급한 금액의 범위 내에서만 인정됩니다(같은 규칙 제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