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칼럼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1~2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연한 생각이었습니다. 그 생각을 결심으로 굳히고 실행에 옮기게 만든 것은 몇 번의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그리 심하지는 않지만 지병으로 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병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이 드물다 보니 이런저런 검색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어느 병원 홈페이지에 의사선생님께서 직접 적어 놓으신 글이 병원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대단한 글은 아니었습니다. 정보 그 자체만 보면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는 내용이었고, 내용이 많지도, 그리 길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글은 자동으로 생성된 글이 아니라 의사로서 환자를 염려하는 마음이 담긴 글이었고, 그 마음이 살짝 보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신뢰감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제가 걸러낸 글들은 대부분 이른바 정보성 글들이었습니다. 정보는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정보 자체만으로는 무언가를 선택하기 어려워진 시대인 것입니다.
두 번째 경험은 훨씬 작은 자리에서 왔습니다. 언젠가 몇천 원 정도에 불과한 멀티탭 하나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접속한 적이 있습니다. 업체는 정말 많은데 제품은 다들 비슷해 보였고, 물건을 고를 기준이 없었습니다. 그 제품이 더 궁금한데 더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값싼 물건을 사면서도 후기를 읽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순간 느꼈습니다. 몸이 걸린 병원을 고를 때에도, 몇천 원짜리 물건을 살 때에도 저는 그 대상에 대하여 좀더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물며 인생의 중요한 국면에서 변호사를 찾는 분들은 오죽하시겠습니까. 우리 잠재고객들도 우리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싶으실 수 있겠구나, 그런데 우리는 그분들에 대하여 너무도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출을 떠나, 이것은 어찌 보면 인간적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일 수 있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최소한의 인사말만 해 놓은 것은 아니었는지. 사람을 집에 초대했는데 최소한의 음료대접도 하지 않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제게 이 칼럼은 단순히 법인의 홍보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법인에 대하여 최소한의 관심을 가지시고 우리 변호사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그런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의뢰인에 대한 예의이고 넓은 의미의 설명의무 — 법률에 대한 설명의무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설명의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에는 또 하나의 힘이 있다는 것을 그 병원의 진료실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진료 시간은 한 사람을 파악하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사람을 파악할 만한 대화가 오가는 자리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의사선생님이 그 글의 마음과 맞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쓴 사람은 최소한 그 글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제가 쓴 글과 100% 일치되는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도 그것을 지키려고 분투하는 과정에서 고객들께 조금이라도 만족을 더 드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큽니다. 이 글도 그 분투의 한 조각으로 적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