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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사실 그건 제가 좀 과장한 겁니다

형사·성범죄 배철욱 대표변호사 · 2026-08-10 11:22

초년 변호사 시절, 저는 상담 중에 의뢰인의 말을 자주 잘랐습니다.

악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빨리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의 절반은 재판에서 아무도 묻지 않을 이야기였습니다. 5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대방이 평소 어떤 사람인지, 그때 자신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그 부분은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고요." "일단 제가 여쭙는 것부터 답해 주시겠어요."

지금 저는 우리 사무실의 젊은 변호사들에게서 가끔 같은 장면을 봅니다. 스물아홉, 서른둘. 성실하고 유능하고, 조급합니다. 저는 그들을 탓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성실함이 방향을 잘못 잡은 결과이고, 저도 정확히 그랬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때의 저는 한 가지를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쓸모없는 이야기'라고 불렀습니다

그분이 사실을 틀리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개는 정확한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요건사실이 아니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분은 헛소리를 하고 계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와 그분은 '사건'이라는 단어를 서로 다른 뜻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사건은 요건사실의 묶음입니다. 언제, 누가, 무엇을 했고, 그것을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그 바깥은 사건이 아닙니다.

그분에게 사건은 5년입니다. 그 5년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자기 인생이 아닙니다.

두 정의는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로 번역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 5년은 서면으로 갑니다

여기서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 5년을 듣고 버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재판은 5년을 심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서면은 5년을 씁니다.

법리는 법관이 판단합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해석도 법관의 몫입니다. 변호사의 몫은 다른 것입니다. 그분의 눈으로 본 사실관계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적어 법관 앞에 놓는 일. 그것은 미덕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계약상의 의무이고, 도의상의 의무입니다.

그러니 말을 자른 변호사는 쓸 것이 없습니다. 듣지 않은 것을 적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말을 자르면 두 가지를 잃습니다.

첫째, 그 5년 안에 섞여 있는 요건사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분은 그것이 요건사실인 줄 모르기 때문에 따로 꺼내지 않으십니다. 나머지 이야기와 똑같은 목소리로, 똑같은 자리에서 지나갑니다. 말을 자르면 함께 잘립니다.

둘째, 서면이 남의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관계는 다 맞고 법리는 튼튼한데, 읽어도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서면. 저는 그런 서면을 되돌려보냅니다.

그래서 우리 사무실의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끝까지 듣는다. 정정은 그다음이다.

틀린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일은 반드시 합니다. 냉정하게 합니다. 다만 그것은 두 번째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첫 번째는 영영 오지 않습니다.

상담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

그렇게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분이 먼저 멈추십니다.

"…이건 지금 별 상관없는 이야기죠?"

그러고는 잠깐 뜸을 들이신 뒤, 대개 이렇게 이어가십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거기서부터 나오는 이야기가 사건입니다. 아무도 밀지 않았는데 스스로 걸어 나오십니다. 자기 언어가 끝까지 허용된 사람은 남의 언어로 넘어올 여유가 생깁니다. 그것뿐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볼 때마다 초년의 저를 생각합니다.

그때 제가 잘랐던 말들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저는 영영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정말 쓸모없는 이야기였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저는 그 말을 끝까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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