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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당시 가만히 있다가 몇 달 뒤 고소하는 이유는?

형사·성범죄 · 2026-03-25 14:13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대세의 형사담당변호사입니다.
성범죄 사건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사건 당시에는 아무런 거부나 항의가 없었고 심지어 며칠 뒤까지 일상적인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갑자기 몇 달이 지나서 저를 강간죄로 고소했습니다.
말이 안 되지 않나요?"라며 답답함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피해 직후 즉각 고소하지 않은 점이 의아할 수 있으나, 최근 법원의 판단 기준은 다소 다릅니다.
오늘은 피해자의 뒤늦은 고소와 진술 신빙성에 관한 대법원의 핵심 법리를 짚어드리겠습니다.

뒤늦은 성범죄 고소, 진술 믿어줄까?

피해 직후 항의 없어도 신빙성 인정 

과거에는 범행 현장을 즉시 벗어나지 않거나, 피해 직후 가해자에게 강력하게 항의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의 진술을 의심하는 경향이 일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실제 판례를 보면, 결속력이 강하고 폐쇄적인 군부대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행의 경우 피해자가 범행 직후 피고인과 같은 부대에 근무하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무려 4년 9개월이 지난 후 비로소 피해 신고를 한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처럼 즉각적인 항의나 신고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단정 짓는 방어 논리는 현재의 재판 실무에서 통용되기 어렵습니다.

재판부가 요구하는 성인지 감수성

이러한 법원의 태도 변화 중심에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이나 2차 피해를 입기도 하므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따라서 "진짜 피해자라면 사건 직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는 피의자의 주관적인 잣대만으로는 방어가 불가능합니다.

3초 요약

  • 질문 : 사건 발생 후 몇 달이 지나서 고소했다면 피해자의 진술은 가짜로 인정되나요? 

  • 답변 : 아닙니다. 대법원은 성인지 감수성 법리에 따라 피해자의 처지나 상황을 고려하므로, 뒤늦은 고소라는 사실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되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반항 없었어도 처벌될까?

피해자다움 요구하는 잘못된 통념 배척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자주 범하는 또 다른 실수는 "상대방이 소리를 지르거나 사력을 다해 도망치지 않았다"며 강제성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여 피해자가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도11185 판결에 따르면,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한 신체접촉 행위들 중 이전의 신체접촉을 피해자가 용인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후의 추행행위까지도 용인하였으리라는 막연한 추측 하에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평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즉, 특정 상황에서 피해자가 수동적으로 대처하거나 명시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합의된 관계로 섣불리 단정 지어서는 안 됩니다.

사력을 다한 반항 없어도 범죄 인정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의 정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나아가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극렬한 저항이 없었더라도, 당시 밀폐된 공간이 주는 위압감이나 행위자와의 지위 격차 등 제반 사정에 의해 심리적·물리적 항거가 곤란했다고 인정된다면 무거운 성범죄 처벌을 받게 됩니다.

3초 요약

  • 질문: 상대방이 강하게 밀쳐내거나 도망가지 않았으니 합의된 관계 아닌가요?

  • 답변: 아닙니다. 사력을 다한 반항이나 도주가 없었더라도 전체적인 정황상 항거가 곤란했다고 인정되면 강간죄 등 성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세 필승전략

최근 성범죄 재판 실무에서 대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법리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매우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당시 가만히 있었다", "몇 달이 지나서야 고소하는 것은 돈을 노린 것이다"라는 식의 단순하고 감정적인 주장만으로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수사기관의 논리를 결코 넘어설 수 없습니다.

부당한 성범죄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단순히 피해자다움의 부재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사건 전후의 객관적인 정황 증거를 치밀하게 수집하여 피해자 진술 자체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모순된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합니다.

법무법인 대세는 수많은 성범죄 방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 현장의 구조, 당사자 간 주고받은 메시지의 구체적 맥락, 사건 이후의 객관적 행적 등을 빈틈없이 분석합니다. 

불리하게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법리적 방패가 필요하시다면 법무법인 대세의 형사담당변호사와 함께 현명한 돌파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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